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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학은 닫혔지만 온라인 개강 총회는 애틋함과 웃음꽃이 넘쳤다

2020.03.23 (조회수 645)

 [인턴이 봤다]사상 첫 유튜브·아프리카TV 실시간 개강 총회를 참관해 봤더니 

 서로 애틋하게 안부 묻고… 코로나19 대응, 학사 일정 관련 질문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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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식당은 치즈사리 추가해서 먹어야 해”, “ㅇㅈ(인정)”, “밥… 치즈… 메모…”


16일 오후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열린 ‘건양대 중등특수교육과 2020학년도 1학기 개강총회’. 자신의 학번과 실명으로 각자 닉네임을 만든 학생들은 채팅 창에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학교 주변 맛 집 좀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이 채팅 창에 올라오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학생들 사이에 이름난 식당 이름과 메뉴와 함께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쏟아진다. 잠시 후 “밥 사주세요 최OO 선배님”이라는 후배의 당돌한 요청에 다들 키득키득 웃는다.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다들 오랜만에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즐거운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교육 당국의 요청으로 대학들이 졸업식, 입학식을 비롯해 학교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개강 총회도 마찬가지. 개강 총회는 학생들에게 학사 일정을 알려주고 교수와 조교들을 소개하고, 과 내 동아리와 학생회 활동 등을 설명하는 시간이다. 특히 갓 들어 온 신입생에게는 대학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다.


문제는 총회 자체가 취소되면서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 몇몇 학교에서는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전달하려고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학과 입장에서도 학생들로서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학생회 입장에서는 개강 총회 때 학생들이 모여서 학생회칙 개정 등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SNS나 홈페이지 공고로는 충분하지 않으니 곤란하다. 학생들은 꽃피는 캠퍼스에 모여 개강 시즌을 즐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답답할 지경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 할 학생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어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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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숙 건양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온라인 개강 총회를 준비한 이유를 “학생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고 학교를 나올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학생들에게 학교는 평상시 모습을 유지하며 언제든 정상 궤도를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온라인이지만 개강 총회를 열어서 교수, 학생 모두 서로를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구성원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과 학생회장 최우식(23)씨는 “학생들에게 SNS와 카카오톡을 통해 중간고사 날짜, MT 취소 등을 알려주지만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사항들이 있었다”며 “필요한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고 궁금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앞서 12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개강 총회를 진행했던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성우 전공의 곽지훈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교 상황도 알려주는 동시에 방송을 전공으로 하는 과니까 이런 것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유튜브 라이브 개강 총회라는 새로운 시도를 도전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방송 내용도 매일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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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도하는 라이브 개강 총회인지라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학생회장 최씨는 “방송이 끊기는 것”을 제일 걱정했다. 그는 “학생회 임원들이 모여 노트북으로 시범 방송을 했는데 렉(컴퓨터 화면이 느려지거나 정지하는 현상)이 심했다”며 “상태를 확인하려고 자판을 치자 방송이 조금씩 끊겨서 당황했다”고 전했다. 아무리 아마추어가 하는 것이라 해도 기술적인 문제로 라이브 총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실망감만 주고 안 하느니 못하는 상황이 될까 걱정이 됐단다.


한예진의 곽 교수는 방송 특성화 학교여서 영상과 방송 준비는 어렵지 않았지만 PPT와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게 문제였다고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학사 일정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그는 “방송 내용을 매일 수정해야 했다”며 “코로나19 예방 내용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 이용 신청 방법과 실습 수업을 과제물로 대체하는 수업 계획 등을 확정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유튜브 방송을 준비하다 보니 저작권도 신경 써야 했다. 직접 준비한 그림이나 영상, 음악이 아닌 경우에는 저작권을 어긴 게 없는 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 사용해야 했다.

 

교수 소개 되자마자 “교수님 보고 싶어요” 댓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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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학생 모두 처음인지라 다소 어색할 것도 같았지만 실시간 개강 총회는 생각보다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아프리카TV로 진행된 건양대 중등특수교육과의 실시간 개강 총회는 과에서 미리 알려준 비밀 번호를 입력한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개강 총회 진행을 맡은 학생회장 최씨는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어렵지만 온라인으로 여러분과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로 총회를 시작했다.


학사 일정부터 수업 시간표 안내까지는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 한예진 성우 전공의 개강 총회에서는 특이하게 코로나19 예방법과 조치 사항을 학생들에게 알려줬다. 채팅 창에는 “가족이나 지인 중에 코로나 의심자가 있으면 학교에 알려야 하나요?”라는 학생들의 질문이 올라왔다. 진행을 맡은 곽 교수는 “학사 팀에서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꼭 알려야 한다”며 안내했다.


다음은 지난해 결산을 보고하고 학생회칙을 개정하는 차례. 보통 개강 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인 만큼 정숙한 분위기를 위해 진행자는 회칙 관련 설명을 하는 동안 채팅 기능을 껐다. 학생회칙을 바꾸기 위해서 설명을 마친 사회자가 채팅 기능을 다시 켠 뒤 학생들에게 동의를 묻자 “동의. 동의합니다”라는 댓글로 온라인 표결은 진행됐다.


교수 소개 순서가 되자 방송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교수들이 차례로 인사만 했을 뿐인데 채팅창은 “교수님! 보고 싶어요!”, “교수님 사랑해요!”로 빠르게 채워졌다. 방송을 지켜보던 한 학생은 학교 생각이 났는지 “학교에 빨리 가고 싶다”고 글을 남겼다.


학생회는 신입생과 복학생에게 미리 받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최씨는 “신입생과 재학생이 가장 기대하는 시간을 방송으로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다”며 “선배들이 후배들을 평소처럼 잘 챙길 수 있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넷 끊김 현상도 괜찮아… 학생들 “개강 총회 즐겼습니다”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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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방송이라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개강총회를 즐기기도 했다. 실시간 방송을 본 한예진 2학년 학생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다른 재학생은 “손을 들어 질문하는 걸 꺼려하는 학생들도 채팅창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다”며 “방송을 이용한 행사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물론 실시간 방송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인터넷 상황이 고르지 못해 한예진 조교들을 소개하려는 순간 방송이 끊겼다. 곽 교수는 “인터넷 문제로 인해 방송을 종료하고 다시 켜다 보니 늦어졌다”며 “학교에서 인터넷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 5분 후에 다시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방송이 중단된 동안 학생들은 “이번 세대만 볼 수 있는 세기말 개강총회다”“100년도 기다리겠습니다”라며 웃으면서 기다렸다.


방송 종료를 알리는 진행자의 말에 한 신입생은 “이런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채팅을 남기기도 했다.


 장애인의 날·중간고사 행사 등도 온라인으로 대신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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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중등특수교육과는 24일 예정된 ‘비전설명회’도 아프리카TV로 실시간 방송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43개 학과 1,400여 명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교의 연혁과 교육 목표를 설명하고 졸업생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신입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는 시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에서 학과 단위로 진행하라는 공고가 내려왔다. 윤 교수는 “개강 총회를 잘 마무리한 학생회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라며 “비전 설명회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혹시 4월까지 코로나19의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행사도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할 안을 만들고 있다. 그 동안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쳤는데, 올해는 미리 홍보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인터넷 방송을 이용한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 교수는 “시험 기간마다 학생회에서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만약 중간고사 때까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익숙한 기프티콘을 주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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